평소에는 함흥냉면의 하나인 양념이 많이 들어간 회냉면을 즐겨 먹기 때문에 슴슴한 평양냉면은 거의 먹어본 기억이 별로 없고 아주 오래전 회사 사장님이 좋아 하셔서 1~2번 정도 따라먹어본 것이 전부인 평양냉면을 최근 1주일 간격으로 2번이나 방문하게 되었네요. 그리고 지난주 가끔 듣는 삼프로 유튜브채널에 [평양냉면 이 정도는 알고 얘기하시죠 f.박찬일 셰프] 방송을 재미있게 듣기도 해서 최근 다녀온 평양냉면집인 을지면옥 방문기와 함흥냉면과의 차이를 간단히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 함흥냉면 vs 평양냉면
[함흥냉면 특징]
함흥냉면은 6.25 전쟁당시 흥남철수로 인한 피난민에 의해 만들어진 음식으로 우리가 주변에서 자주 먹는 물냉, 비냉(회냉)이라고 불리는 음식입니다. 면 주재료는 감자전분으로 메밀이나 밀로 만든 면보다 상대적으로 질기기 때문에 냉면에 가위가 함께 나오는 이유이고, 함흥냉명이라는 이름으로 팔린 초기에는 감자가 부족해 고구마 전분으로 면을 만들었고 가자미 회가 올려진 지금의 회냉면 형태였다고 하네요. 그리고 자극적인 양념을 이용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양냉면 특징]
함흥냉면과 비교했을때 가장 큰 차이는 면의 재료 차이로 면의 주재료로 메밀을 이용하여 만든 면으로 뜨거운 물에서는 금방 풀어지기 때문에 차가운 육수를 넣어 물냉면 형태로 먹는 형태로 만들어진 음식입니다.
냉면에서도 개인의 취양에 따라 여러 분파로 나눠지는데 그중 가장크게 나뉘는 것이 함흥냉면과 평양냉면이고 평양냉면에서도 서울, 경기도에서는 양대산맥으로 형성된 곳이 장충동 평양면옥과 의정부 평양면옥으로 분류된다고 하네요. 장충동 평양면옥은 가보지 못했지만 미쉐린가이드에 항상 이름을 올릴 만큼 유명한 노포라고 하네요.
그리고 장충동 평양면옥과 양대산맥을 이루는 의정부 평양면옥은 의정부에 위치해 있고 이 식당에서 분가한 자녀들이 차린 음식점이 을지면옥과 필동면옥이라고 합니다. 의정부 평양면옥 쪽 음식은 육수에 고춧가루가 뿌려져 나오는 특징이 있다고 하네요.
▷ 을지면옥 방문기
낙원상가에서 익선동으로 넘어가는 길에 위치한 을지면옥은 오래전 을지로에 있었던 곳으로 재 개발로 없어졌다가 이곳 건물을 매입하여 건물 리모델링후 몇 달 전 새롭게 오픈한 장소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의정부 평양면옥 사장님의 따님과 큰사위가 분가하여 운영하는 곳으로 새롭게 오픈한 현재 매장에서도 주방에서 메인 주방장으로 음식을 만드신다고 하네요.
처음 오픈했을때는 줄이 제법 길었는데 몇 달이 지나고 나니 평일 저녁 7시쯤 방문했는데 5분 정도 기다렸다가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을지면옥은 다른 식당처럼 웨이팅 앱 같은 것이 없이 그냥 문 앞에 줄을 서서 입장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의정부 평양면옥의 분파답게 냉면에 고춧가루가 뿌려져 있고, 계란과 고기가 고명으로 올려져 있네요. 사이드 음식으로 편육(돼지고기, 30000원)과 수육(소고기, 35000원)중 저희는 소고기인 수육 1 접시를 추가로 주문하였습니다.
다른 테이블 보니깐 냉면을 기본으로 주문하고 비빔냉면을 추가하여 여러명이 맛보는 정도로 나눠 먹는 테이블이 여럿 보였습니다. 우리는 개인 취양대로 기본 냉면이나 비빔냉면 각자 주문해서 한입씩 맛보았는데 비빔냉면은 함흥식보다 좀 더 깔끔하게 고춧가루를 이용한 매운맛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음식 나오기 전에 컵에 나오는 슴슴한 육수맛을 보면서 냉면의 육수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약간의 간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의 취양에 따라 고춧가루, 식초, 고추냉이를 넣을 수 있게 테이블마다 기본으로 비치되어 있는데 전 기본 냉면맛을 보고 싶어 고춧가루만 조금 더 넣고 먹어 보았네요.
아직은 평양냉면의 맛을 느끼는 내공이 부족해서인지 아주 맛있다는 느낌을 가지지는 못 했네요. 남이 사준다고 하면 다시갈 의향은 있지만 내 돈 주고 다시 갈 것 같지는 않은 게 솔직한 느낌이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웃을 수 있는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