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라길은 조선시대 포졸들이 야간 화재와 도적 경계를 위하여 순찰을 돌던 길이라고 해서 순라길이 된곳 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술래잡기 놀이의 유래가 이 길의 유래와 같이 포졸들이 순찰을 돌던 순라(巡羅)에서 유래된 놀이입니다. 이러한 유래가 있는 순라길은 종묘 돌담길 따라 약 2Km 조금 못 되는 산책로입니다.
이 순라길은 크게 3개 구역으로 나눌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쪽에 위치한 서순라길, 동쪽에 위치한 동순라길 그리고 최근 마무리된 창경궁~종묘 연결길 이렇게 나눠서 볼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종묘의 입구에 해당하는 종묘 외대문에서 출발하여 한 바퀴 돌면서 길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종묘 외대문 ~ 서순라길
순라길 시작위치를 종묘내부로 들어 갈 수 있는 종묘 외대문으로 잡았습니다. 종묘는 기본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해설사와 함께 관람이 가능한 시간제 관람방식으로 입장이 가능한 곳입니다. 단 토, 일,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일반 자유관람이 가능합니다.
- 상세 관람 및 해설 정보 : 종묘 홈페이지
순라길에서 최근 점점 핫한 공간으로 바뀌어 가는 곳이 바로 이곳 서순라길 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래된 식당이나 잔술 파는 분식집, 작은 귀금속 공방들이 위치한 곳으로 몇몇 사람들의 숨은 돌담길 명소중 하나였는데 최근 익선동이 확장되면서 이곳까지 분위기 있는 카페나 식당들이 들어오면서 점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서순라길에 있는 맛집들 입니다. 이 외에도 여러 맛집들이 있지만 이 정도 가면 실패하지는 않을 듯하네요.
- 순라길 예카페 비비 : 커피, 와인 등
- 우리술집 다람쥐 : 막걸리, 증류주, 청주등
- 솔방울베이커리 : 베이커리 카페 (한옥 마당)
- 살롱순라 : 파스타, 피자, 와인 등
더군다나 서순라길은 토, 일은 차 없는 거리로도 운영되고 있으니 뚜벅이 여행객들에게는 더 좋은 거리가 되어 가고 있네요. (운영시간 : 10시 ~ 18시)
최근에 [종묘 외곽 담장에 새겨진 글자]라는 입간판이 새롭게 세워져 있어 자세히 읽어 봤네요. 그동안 별생각 없이 돌담길로 많이 다녔는데 외곽 담장을 따라 수리시기를 표시한 85개의 지대석이 있고 이중 76개는 조선시대 규례에 따라 간지로, 9개는 일왕 히로히토의 연호인 쇼와로 수리연도가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일왕의 연호를 이곳 종묘담벼락에 그대로 두는 것이 옳은 것인지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오욕의 역사를 기억하고 후대의 경계로 삼기 위해 남겨 두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짜증이 나긴 하지만 크게 다른 곳에 영향주는 것이 아니기에 그대로 두고 이렇게 내용을 알리는 것은 잘한 결정인 것 같습니다.
▷ 창경궁 종묘 복원된 연결로
종묘는 창경궁과 연결되어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는데 일제강점기 시절 끝까지 반대한 순종이 붕어 하자마자 공사에 들어가 1932년 종묘관통로(현 율곡로) 도로를 개통시켜 창경궁과 종묘의 지맥이 끊기고 원래 모습 또한 많이 훼손되었습니다. 서울시가 2010년부터 예산을 투입하여 유물발굴 등으로 일정보다 많이 늦어진 2022년 7월 20일 훼손된 지 90년 만에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되었습니다.
율곡로 지하화 (차도 : 4차선 → 6차선, 지하 터널 보행 가능)
복원한 보행로 : 340m
개방시간 : 08시 ~ 20시
동순라길 연결 : 엘리베이터 이용 가능
▷ 동순라길 ~ 종묘 외대문
복원된 길 끝에서 동순라길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이 길에도 몇몇 카페나 게스트하우스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만 아직까지 서순라길에 비해 활성화되지는 않은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종묘 담장이 우측사진과 같이 일반 콘크리트가 높이 올려져 있고 그 위에 예전 담장이 있어 길거리를 걸을 때는 서순라길에서 느끼는 예전 돌담길 느낌을 가질 수는 없는 길입니다.
한 바퀴 돌아서 다시 종묘 외대문으로 돌아왔네요. 이 길은 흙으로 되어 있어 왠지 더 정감이 가는 길인 것 같습니다.
▷ 순라길 돌아보기
이렇게 종묘외대문에서 출발하여 서순라길, 종묘/창경궁 연결로, 동순라길을 지나 다시 종묘외대문으로 돌아오는 2Km 길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서순라길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가져 보시고, 90년 만에 복원된 길을 지나면서 역사의 아픔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