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서울정릉을 다녀왔습니다. 정릉역(우이신설선 2번 출구)에서 600m 거리에 있는데 가는 길이 약간 복잡하기 때문에 길 찾기 앱을 잘 따라다녀야 합니다. 하지만 정릉주변의 집이나 골목길도 잘 가꿔져 있어서 지겹지 않게 매표소 앞으로 갔네요. 우연히 방문한 시간이 하루에 두 번 있는 정기 해설시간 중 10시 타임에 방문하게 되어 귀한 해설을 듣게 되었고 더불어 조선왕릉 중 몇 개의 왕릉에만 허락된 능침까지 올라갈 수 있는 행운을 가질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정릉이라는 이름은 선정릉(선릉/정릉)의 정릉과 이름은 같지만 선정릉의 정릉은 중종의 묘이고 이곳 서울정릉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2번째 부인이자 조선 최초의 왕비인 신덕황후 강씨의 묘입니다. (태조의 첫 번째 부인은 조선 건국 1년 전 사망)
[이용정보]
- 관람시간
- 2월 ~ 5월, 9월 ~ 10월 : 06:00 ~ 18:00
- 6월 ~ 8월 : 06:00 ~ 18:30
- 11월 ~ 1월 : 06:30 ~ 17:30 - 이용요금 : 대인 1000원
- 무료 : 한복착용자, 다둥이 부모, 문화의날(매달 마지막 수요일) 등
- 주차 : 무료 (9대 가능하나 위 사진과 같이 매우 협소)
▷ 서울정릉 (with 해설사)
정말 우연히 위 안내판에서 시작하는 하루에 2번 있는 해설시간에 입장하게 되었고 해설을 듣게 되었습니다. 총 해설시간은 1시간가량으로 능침 위로 올라가서 해설을 듣게 되는 귀한 경험을 하게 되었네요.
[해설시간]
- 매주 화 ~ 금 : 1월 ~ 12월 (10시 / 14시)
- 매주 토 ~ 일 : 3월 ~ 12월 (10시 / 14시) <=능침 해설
다른 조선왕릉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홍살문]
왕릉에서 제를 올리기위해 정자각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곳인 홍살문은 붉은색으로 칠한 나무문으로 악귀를 물리치고 화살/삼지창은 나쁜 액운을 공격한다는 의미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이 홍살문의 나무기둥아래 돌로 된 받침 하단을 보면 작은 구멍이 있는데 이 구멍은 홍살문의 나무가 빗물등이 고여 나무가 썩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물 구멍이라고 하네요.
홍살문 뒤로 향을피우면서 선대 왕/왕비의 혼령이 가는 길인 향로와 임금이 가는 어로 2개의 길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어로옆 정사각형 모양의 공간을 판위라고 하는데 이곳은 무덤의 주인에게 처음 왔을 때와 끝나가 갈 때 가볍게 인사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정자각 오른쪽에 2개의 작은 건물이 있는데 이중 왼쪽은 비각, 오른쪽은 수복방으로 이곳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숙소입니다. 특히 비각내부 비석에 쓰인 글씨는 고종의 친필을 비석에 세긴것 이라고 합니다.
[능침 해설]
평상시에는 출입이 금지된 능침 올라가는 길 입니다. 주말 10시, 14시에 진행되는 해설에서 해설사분과 동행할 때만 입장이 가능한 곳입니다.
능침 바로 앞에서 내려다본 정자각 일대와 주변 숲 입니다. 여러 왕릉을 다녀 봤지만 직접 이런 뷰를 보는 것은 처음이네요.
정릉의 능침모습입니다. 다른 능침과 조금 다르게 문석인(문인)은 있는데 무석인(무인)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왕릉이 처음 만들어진 1396년의 모습이 아니라 태조 이방원에 의해 훼손되었다가 1669년(현종)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하면서 기본왕릉의 구성을 모두 갖춰지지 못했다고 하네요.
정릉이 이방원에 의해 훼손되었다가 다시 복원할 때 그래도 위 2개의 유물(혼유석, 장명등)은 1396년에 만들어진 것을 그래도 복원되었습니다. 봉분 바로 앞에 있는 혼유석은 음식을 올려두는 곳이 아닌 혼들이 앉아서 쉬는 의자 같은 곳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장명등의 탑모양은 고려시대 불교 흔적이 남아 있는 탑으로 불을 피우기 위해 참기름이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그동안 혼자 다닐 때는 잘 몰랐던 부분을 이번에 해설사분을 통해 새로이 알게 된 것이 많은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 서울정릉 - 숲길
1시간가량의 해설을 끝내고 여유시간이 있어 숲길을 걸어 보았습니다. 정자각 오른쪽으로 이어진 소나무숲에서 시작해서 팥배나무 숲을 지나 재실로 이어지는 가을 숲길로 중간중간 쉼터가 많이 있어서 힘들이지 않게 다닐 수 있는 길이었네요.
- 팥배나무 숲길(외각) : 1.44Km (약 40분)
- 참나무 숲길(중간) : 0.37Km (약 10분)
위 사진과 같이 중간중간 공터에 벤치가 설치되어 있어 쉬어 가기 좋도록 되어 있습니다.
평소 보기 힘든 백송도 있고 시골 추어탕에 넣어 먹는 산초가루를 얻을 수 있는 산초나무도 있네요.
숲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유치원 다니는 어린 친구들도 여럿 만날 수 있었습니다.
숲길이 끝나는 지점에 재실이 있고 재실 주변으로 수령이 385년(2023년 기준)으로 동일한 2그루의 보호수가 있네요.
- 왼쪽사진 : 느티나무 / 21m(수고)
- 오른쪽 사진 : 느티나무 / 16m(수고)
[재실]
방문한 날 재실내부에 어떤 행사가 있는지 여러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네요.
재실 내부에 작은 도서관이 만들어져 있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네요.
숲길 산책까지 끝내고 정릉을 만들면서 신덕황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창건한 흥천사가 근처에 있어 가볼까 하다가 살짝 힘들기도 하고 다른 일정도 있어서 다음을 기약했네요. 해설사 분 이야기 듣고 나니 흥천사도 다음에 한번 가보려고 합니다.
# 방문일 : 2023년 10월 28일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