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한옥마을 도보코스 중 창덕궁, 창경궁 서쪽 편(원서동) 돌담길 따라가다 보면 모퉁이에 자리한 고희동 미술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가끔 지나다니면서 작은 미술관이 있네 하면서 지나치다가 1~2년쯤 전 잠깐 들어가서 고희동이라는 분이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그런데 이번에 본인이 일본 유학시절 졸업작품으로 그린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유화인 <두루마기 입은 자화상>이라는 작품이 본인 직접 설계하여 41년을 거주한 집으로 돌아와 전시가 진행된다고 하여 들려 보았습니다.
▷ 고희동 미술관
종로01번 마을버스정류장(빨래터, 고희동미술관)에 내리면 바로 뒤에 고희동미술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면 창덕궁, 창경궁 서쪽 편 돌담길 따라 걸어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천천히 걸어가면서 오른쪽은 궁궐이, 왼쪽은 현대원서공원에서 부터 미술관, 식당, 카페등 소소한 볼거리/즐길거리가 많은 곳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희동의 자화상이라는 작품을 10월 한달간 전시가 진행된다고 하네요. 그리고 중간에 연계강의도 진행된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여해 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특별전시]
- 전시기간 : 2024.10.1 ~ 10.27
- 입 장 료 : 무료
- 연계강연 : 시대의 자화상을 통해 들여다본 우리 근대 미술사 (10/19, 14:00, 16:00)
- 작품 특징
-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유화
- 동경미술학교 졸업작품
- 고희동의 자화상은 모두 3점 (그 중 두루마기 입은 자화상 1점 전시)
현재는 종로구립 미술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고희동미술관은 1918년 본인이 직접 설계하여 41년간 거주한 집으로 2002년 헐릴뻔한 위기가 있었지만 이후 등록문화재로 지정되고 종로구에서 2012년 매입하여 고희동 가옥으로 그리고 2019년 현재의 고희동미술관으로 운영 중인 곳입니다.
- 개관 : 화 ~ 일 (10:00 ~ 18:00)
- 휴무 :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날/추석 당일
- 입장료 : 무료
철문을 열고 들어서면 너른 마당과 미술관으로 사용 중인 한옥을 볼 수 있습니다. 미술관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문 왼쪽 담벼락 따라 들어가면 한옥 내부 전시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자료실]
한옥 내부로 들어서면 왼쪽 첫번째 방에 고희동이 누구인지, 가옥의 역사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한 소개와 현재 전시 중인 작품에 대해 소개되고 있습니다.
자료실을 나와 본격적인 전시실을 따라가 볼까요. 툇마루를 따라 가다보면 총 3곳의 전시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제1전시실 - 자화상 특별전]
일본 도교미술학교 졸업작품으로 그려진 3점의 자화상(정자관을 쓴 자화상,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 부채를 든 자화상)중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이 이번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중인(역관) 출신인 부모님의 영향으로 일찍 서양문물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서양회로의 접근이 자연스러웠는지도 모르겠네요.
[제2전시실]
일본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고 나서는 잠깐동안 서양화로 제자들을 양성했고 이때 양성한 제자중 유명한(제가 아는 유일한 사람) 간송 전형필도 있네요. 1920년 이후부터는 서양화보다 동양화로 전향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동양화 곳곳에 서양화의 특징들이 묻어 난다고 하는데 그림 보는 눈이 없는 저는 어떤 부분인지 잘 모르겠네요.
2 전시실을 나와 바로옆 3전시실로 가면서 보이는 작은 마당입니다. 네모 모양의 한옥집 구조로 가운데 작은 마당이 있는데 창살너머로 보이는 마당이 정겨워 보입니다. 하지만 관람객은 저곳으로 나가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제3전시실]
3전시실에 전시된 작품들은 동양화임에도 화려한 색이 들어간 작품들이네요. 다양한 색이 들어간 동양화는 별로 못 본 것 같지만 그래서 더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체험공간]
전시실을 둘러보고 출입문으로 돌아가다가 반대편에 체험을 위한 공간이 있어 잠깐 둘러 보았습니다. 여러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색연필로 열심히 작품활동 하고 있네요. AI 이미지 생성기술을 이용한 자화상 그리기 체험도 할 수 있어서 어린 친구들도 재미있어할 것 같다는 생각 해 보았습니다.
▷ 고희동 미술관 주변 둘러보기 (빨래터, 우물, 개천절 발상지)
[원서동 빨래터]
고희동미술관을 나와 왼쪽 골목길로 100여 미터 들어가다보면 오래된, 여전히 맑은 물이 흐르는 빨래터를 볼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골목길 구경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으로 도심 한복판에 빨래터가 남아 있는 게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네요.
- 안내판 -
창덕궁 외삼문 우측 궁궐담장을 통해 바깥으로 흐르는 곳으로, 이곳 빨래터로 통하는 물은 궁내의 풍부한 수원으로 인하여 사시사철 마르지 않을 정도로 많이 흐르고, 또한 위치가 궁궐과 경계인 담장 아래여서, 궁궐의 궁인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도 다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곳이었다. 조선시대 도성내에는 이름난 빨래터가 여러 곳에 있었는데, 이곳은 청계천과 함께 오래된 전통의 빨래터로 널리 알려진 곳의 하나이다.
[석정보름 우물]
고희동미술관을나와 언덕을 넘어 큰 은행나무가 있는 중앙고등학교 정문에서 왼쪽길로(계동길) 내려가다 보니 우물이 자리하고 있네요. 상수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20세기 초까지 북촌 주민들의 중요한 음수원이었는데 이 우물은 15일 동안은 맑고, 15일은 흐려진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하네요.
[개천절 행사 발상지 비석]
종로를 걷다보면 참 많은 기념비 같은 것들이 세워져 있어 그냥 무심히 지나게 되는데 내일이 개천절 이어서인지 여러 번 이 길을 다녀도 보지 못한 것이 오늘은 눈에 들어오네요. 고희동미술관 가는 길인 현대원서공원 인근에 세워진 기념비입니다.
어릴 때는 그냥 노는 날 이어서 마냥 좋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여러 공휴일과 다르게 개천절은 공휴일로 지정되기에는 의미가 좀 약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가끔 했는데 의외로 개천절의 역사는 굉장히 긴 115년이나 되었고 국경일로 지정된 기간도 75년이나 되었네요.
선선해는 가을 고희동미술관 나들이 추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