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낮 두어 시간 정도 여유가 생겨 평소 가보고 싶었던 경복궁 집옥재를 둘러보았습니다. 지난 4월 일반인에게 작은 도서관으로 공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언제 한번 가 봐야지 하다가 드디어 방문하게 되었네요. 방문하기 전에는 그냥 일반 전각 같은 곳에 책 몇 권 비치해 두는 수준이겠지 하고 갔었는데 생각해 보니깐 경복궁내에 있는 전각 중에 실내를 들어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았고, 실내 전통 문양들은 기대이상으로 아름다웠습니다.
평일 점심시간 즈음에 방문했는데 방문객들이 몇명씩 오가는 수준으로 책 읽는 데에는 큰 방해는 되는 것 같지는 않았네요. 창밖의 궁궐 정원을 바라보면서 여유 있게 독서해도 그냥 쉬어가도 좋은 공간인 것 같았습니다.
▷ 경복궁 집옥재 가는길 (광화문 → 집옥재)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 방향에서 출발해 반대쪽 끝에 있는 신무문 바로 옆 집옥재까지 경복궁을 가로질러 가 보았습니다. 경복궁은 여러 번 방문해 보았기에 중간중간 주요 전각들만 간단히 둘러보면서 곧장 집옥재로 갔네요.
[경복궁 주요 관람 정보]
- 입장권 : 3000원 (성인)
- 무료 입장 : 한복 착용, 다자녀카드 소지자, 문화가 있는 날 등
- 무료해설 진행 (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입장권 확인하는 흥례문을 지나면 작은 물길이 있어 영제교 다리를 건너 근정문으로 갈수 있습니다. 경복궁 무료 해설 장소가 위 사진에 보이는 영제교 다리 건너기 전 우측에 위치해 있습니다.
근정문을 넘어서면 경복궁의 가장 중요 건물인 근정전이 위치해 있어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입니다. 근정전 앞마당은 다른 궁궐과 비슷하게 박석이 깔려있고 품계석이 놓여 있습니다.
근정전에서 왼쪽편으로 돌아가면 여러 경복궁내 행사가 열리는 수정전이 있고 그 뒤로 경회루가 있습니다. 경회루도 워낙 유명하고 인기 있는 건축물로 전통 목조건물 중 가장 규모가 큰 건물이라고 하네요. 경회루도 사전 예약자한 경우 내부 관람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언제 한 번 방문해 보고 싶은 곳입니다.
경회루를 지나 조금더 걸어가다 보면 경복궁내 있는 두 번째 인공연못인 향원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경회루와는 다른 분위기로 중앙에 작은 섬을 만들어 향원정을 지었고 그 섬에 가기 위한 다리는 '향기에 취한다'라는 의미로 취향교라고 불리고 있네요.
▷ 경복궁 집옥재
향원정에서 왼쪽으로난 길을따라가다 보면 조금은 이질적인 건축물이 보이는데 이곳이 오늘의 목적지인 집옥재입니다. 지난 4월부터 작은 도서관으로 운영하고 있는 장소는 중앙의 집옥재를 중심으로 왼쪽의 팔우정과 오른쪽의 협길당까지 모두 3채의 전각에서 진행되고 있고 복도로 붙어 있습니다.
집옥재 건물은 경복궁을 걸어면서 보아온 건물들과 다르게 건물 좌우 처마가 없는 형태이고 건물의 한쪽 벽면은 붉은 벽돌을 이용한 것이 특이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잠깐 찾아보니 중국 건축 양식을 따른 건물이라고 하네요. 좌우에 있는 팔우정과 협길당은 한국 전통양식 건물이라고 합니다.
예전 2016년도에도 이곳 집옥재를 작은도서관 운영했었다는 글을 본 적 있는데 8년 만에 다시 작은 도서관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장소입니다.
- 개방기간 : 2024.4.3 ~ 10.31
- 휴관일 : 화요일, 7 ~ 8월, 추석연휴
- 개방시간 : 10시 ~ 16시
입구에 걸려있는 집옥재(集玉齋) 현판이 보이네요. '옥과 같이 귀한 보배를 모은다' 라는 의미로 고종이 개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서양 문물과 관련된 책을 청나라에서 대량으로 구입했고 대부분을 집옥채에 비치했다고 합니다. 집옥채에 보관되었던 대부분의 책들은 1915년 조선총독부로 넘어갔다가 현재는 서울대에 보관 중이라고 하네요.
현재 비치된 책들은 경복궁에 어울리는 책들이 주로 비치 되어 있었습니다. 조선과 관련된 여러 소설이나 인문학 서적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중에 훈민정음해례본이라는 책이 눈에 들어와 잠시 꺼내 보았네요.
[집옥재 내부]
서두에도 이야기 했지만 경복궁뿐만 아니라 여러 궁궐을 다녀 봤지만 이렇게 실내에 들어온 것은 집옥재가 처음인 것 같네요. 여러 전통문양의 문들과 천장의 고풍스러운 문양 그리고 벽면에 그려진 여러 그림들까지 화려한 것 같으면서도 단순한 조형미가 넘치는 곳 같았습니다.
책을 읽기 위해 일반인에게 공개된 장소지만 궁궐내 건축물 내부를 볼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네요.
옆 팔우정 내부 열린 창문사이로 쉬고 있는 외국인 얼굴에 여유로움이 묻어 나는것 같습니다.
집옥재를 다 돌아보고 다시 정문으로 돌아가기는 힘들기도 하고 해서 바로옆에 있는 신무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 경복궁을 순환하는 무료 자율주행버스(2024년 7월부터 유료로 전환된다고 함)를 타고 출발지인 광화문 방향으로 돌아갔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웃을 수 있는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