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갈 때면 항상 멀리서 바라보면서 한번 들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전각인 경회루를 드디어 지난 일요일 다녀왔습니다. 매년 제한된 기간에 제한된 인원만이 사전예약을 통해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하는 시간에 예약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운 좋게 주말 예약하게 되어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가이드분과 함께 설명 들으면서 몰랐든 숨은 이야기들을 많이 듣게 되었고, 기대이상으로 엄청난 규모와 정각에서 내려다보는 경복궁의 풍경에 감탄사를 여러 번 연발했네요.
경복궁 광화문을 통해 들어가서 근정전 왼쪽(서쪽)으로 돌아가면 호수에 큰 규모의 경회루를 볼수 있습니다. 평소 경복궁 오게 되면 이러한 시선으로 호수를 따라 돌면서 바라보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경회루는 해설사분의 말을 빌리면 과거에는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어 밖에서 보면 지붕만 볼 수 있었고 경회루에 올라서서 밖을 바라보기 위한 곳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실내 관람을 하게 되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경회루를 바라보면서 복원된 왼쪽편 담장을 따라가다 보면 특별관람 대기장소를 볼 수 있습니다. 문자로 받은 예약번호를 확인한 이후 다리를 건너 경회루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2024년 경회루 특별관람]
- 관람기간 : 2024.5.8 ~ 2024.10.31
- 휴무일 : 화(경복궁 휴관일), 법정공휴일, 7월 한달
- 관람시간 : 1일 4회 (10시, 11시, 14시, 16시)
- 예약방법 : 궁능유적본부-통합예약 (무료)
- 하반기 예약 시작일 : 2024.7.25 (10시)
▷ 경회루 특별관람 - 1층
경회루로 연결된 다리는 모두 3개가 있습니다. 가장 앞에 있는 다리와 문이 가장 크고 화려한 문으로 왕이 다닌 곳이고, 2번째 있는 다리는 왕의 가족들이 그리고 마지막 3번째 다리는 신하들이 다닌 다리라고 하네요. 그중 2번째 다리를 이용해 들어갈 수 있도록 공개되고 있었습니다.
경회루를 지지하는 기둥은 화강암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위 사진과 같이 얼룩모양의 자국을 여럿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국들은 6.25 전쟁당시 총탄의 흔적들이라고 하네요.
해설시작 5분 전에 도착해서 먼저 1층을 둘러보았는데 제법 큰 규모의 화강암 기둥들과 화려한 천장의 무늬들 그리고 밖에서 볼 때와는 다른 새로운 시선의 경복궁 모습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경회루는 목조 전통건물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고 하네요. 이러한 건물을 받치기 위해 48개의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기둥으로 되어 있으며 밖에 있는 기둥은 네모난 모양으로, 안쪽에 있는 기둥은 둥근 모양으로 각각 24개씩 구성되어 있습니다.
▷ 경회루 특별관람 - 2층
특별관람의 시작은 2층으로 올라와 해설사님의 설명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경복궁에 대한 간략한 역사와 경회루에 담긴 여러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는데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 많아서 더 알찬 관람이었네요.
[경복궁 역사]
- 최초 건축 : 1395년, 370칸 규모
- 임진왜란 소실 : 1592년
- 275년간 방치
- 흥선대원군 시절 복원 : 19세기, 7400칸 규모
-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10%만 남음
- 현재 30% 복원되었고, 41%까지 복원이 목표임
- 경복궁 국보 : 근정전, 경회루
[경회루 이야기]
- 주요 목적은 연회용
- 활쏘기, 과거시험으로도 사용됨
- 현재 경회루는 흥선대원군에 의해 복원된 건축물임
- 연산군 시절 100명이 탄 배를 호수에 띄워 놀았다고 함
- 호수에서 청동용 1마리 발견되었음 (기록에는 2마리가 있었다고 함)
- 호수 주변으로 담장이 있어 외부에서는 지붕만 볼 수 있었음
(현재 담당 2면만 복원됨)
경회루 2층에는 모두 3개 구역으로 1개의 계단 정도 높이로 나뉘어 있으며 가장 높은 중앙에는 왕이 자리했었다고 하네요. 해설사님의 설명이 끝나고 난 다음 많은 아이들이 임금자리에 앉아 기념사진 남기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네요.
경회루 가기 전에는 바람도 별로 없고 덥다는 생각하고 있었는데 경회루 2층으로 올라 문을 사방으로 열어두니 한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이 엄청 불어서 에어컨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마룻바닥도 흥선대원군 시절 나무가 그대로 사용 중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가장 중앙 부근과 중간에 해당하는 구역의 바닥 나무 나이테가 유난히 선명하게 보여서 오래되어서 이렇게 되었나 생각하고 해설사님께 여쭤보니 박정희 대통령시절 경회루에 카펫을 깔아 두고 술자리를 즐겼다고 하는데 그 카펫이 밑에 생긴 벌레들로 인해 나무가 훼손된 것 이라고 하네요.
새삼 무지한 사람들로 인해 귀한 유물이 훼손된것 같아 씁쓸해지는 단면이었습니다.
경회루를 관람할 때 항상 반대편에서 바라보았는데 이렇게 경회루 2층에서 내려다보니 뭔가 조금은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편전은 수정전으로 예전 집현전이 있었던 자리로 훈민정음, 해시계등이 만들어진 곳이라고 설명을 들으니 뭔가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건축물인 것 같네요.
경회루 2층에서 밖을 내다보이는 곳들이 모두 액자의 모양처럼 꾸며져 있네요. 앞으로는 근정전을 비롯한 경복궁의 여러 전각들이 뒤로는 북악산과 인왕산이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경회루로 넘어오는 3개의 다리로 위 사진에서 가장 오른쪽에 있는 다리는 왕의 전용 출입문으로 전각과 다리도 가장 크게 만들어져 있고, 중간에 있는 다리는 왕세자를 비롯한 왕손들이 다니는 길로 현재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다리와 문입니다.
2층으로 오르내리는 계단의 경사는 약간 급한 편으로 난간을 잡고 조심히 오르내리셔야 합니다. 계단 난간에 새겨져 있는 문양들은 얼핏 보면 나무 같아 보이는데 돌처럼 단단하게 구운 벽돌로 만들어져 있네요.
약 40분 간의 경회루 특별관람을 끝내고 경복궁 집옥재를 돌아보기 위해 방향을 잡아 봅니다.
▷ 경회루 야경
작년 경복궁 야간개장 당시 촬영한 사진 몇 장 남겨 봅니다. 경회루의 야경도 아름다웠던 기억이 있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웃을 수 있는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