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희궁을 다녀오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중 하나가 경희궁에 있었던 모든 전각이 흥선대원군시절 경복궁 복원을 위해 그리고 일제에 의해 마지막 남은 5채의 전각까지 100% 헐리거나 매각된 비운의 궁궐이라는 점이고, 유일하게 경희궁 정문으로 사용 중인 흥화문만이 본래의 자리로 다시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전으로 사용되었던 숭정전은 현재의 동국대학교 법당인 정각원으로 사용 중이라고 하여 언제 한번 와서 보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가 지난 5월 1일 근처 필동에 커피가 맛있는 카페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가 잠깐 시간 내어 동국대 정각원(구 경희궁 숭정전)도 함께 다녀왔습니다.
충무로역 앞 큰길은 가끔 지나는 곳이었는데 동대문방향에서 걸어오면서 들어선 이 길은 처음 와보는 곳으로 보행자들이 걷기 좋도록 잘 정비된 느낌이 드는 기분 좋은 길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동국대 모두의 거리라는 이름이 있는 길이네요. 가로수로 이팝나무 꽃이 한창 피기 시작하고 멀리 남산과 함께 남산타워가 보이네요.
13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웬 줄이 이렇게 길게 서있나 하고 보니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필동면옥에 가기위한 줄이네요. 필동면옥 이야기는 들어 봤는데 이곳에 위치하고 있었네요.
▷ 동국대 정각원 - (구)경희궁 숭정전
우선 언덕위에 위치한 동국대로 올라가 봅니다. 대학교를 오랜만에 방문해 보니 활기 넘치는 젊은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아 괜히 기분 좋아지는 것 같네요. 조금 걷다 보니 부처님 오신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색색의 연등이 보이기 시작하고 한옥으로 지어진 큰 건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현재의 경희궁이 동국대 정각원을 모방하여 새로지었다고 하는데 이렇게 본래의 숭정전(현 동국대 정각원) 모습을 보게 되니 현재 경희궁 정전 모습이 얼마나 대충 복원되었는지 새삼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곳 정각원은 동국대 법당으로 사용 중인 곳이다 보니 내부로 들어가 볼 수 있었는데 내부 천장에 세겨져 있는 용의 모습은 아래 현재 경희궁 정전에 설치되어 있는 사진과 꼭 비교해 보세요.
동국대 정각원을 둘러보고 오면서 아쉬웠던 점은 그래도 수백년된 나라의 중요 문화제인데 내부 나무기둥에 압정 여러 개로 소식지 붙여져 있는 모습들 보니깐 조금 더 철저하게 관리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네요. 그래도 한때는 경복궁의 2/3 정도 규모의 궁궐로 현재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정각중 하나인데 말입니다.
[경희궁 숭정전 - 현 경희궁 정전]
위 동국대 정각원(구 경희궁 숭정전)과 비교해서 보면 좋을것 같아 작년에 다녀온 경희궁 사진 몇 장 올려 봅니다.
[경희궁 숭정전 이력]
- 1618년경 건립
- 1926년 남산 기슭에 위치한 일본사찰 조계사(현 조계사와 무관)로 옮겨짐
- 1976년 현재의 동국대로 이관 (법당으로 사용)
- 1991년 경희궁 복원공사때 경희궁으로 옮기려고 했으나 변형이 심해 옮기지 못하고 새로 건립
경희궁 복원시 새롭게 지어진 숭정전입니다. 건물의 외관은 비슷해 보이긴 하는데 내부 천장에 있는 용 조형물은 너무 차이가 큰 것 같네요. 이런 소소한 부분에서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 복원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경희궁 방문글 보기 ]
▶경희궁 - 호랑이가 서식하던 버려진 궁궐 (#방공호 #산책로)
▷ 필동 커피가 맛있는 '헤베커피'
동국대 정각원을 돌아 보고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국가대표 출신 바리스타가 운영한다는 헤베커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헤베커피에서는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하는 카페로 원두도 많이 판매하지 입구에 택배박스가 계속 쌓이고 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네요. 나중에 알고 보니 마켓컬리에서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매장은 깔끔하게 운영되고 있었고 입구 왼쪽으로 카운터가 오른쪽으로 로스팅실이 투명유리로 되어 있네요. 학교앞이다 보니 대학생으로 보이는 분들이 많이 찾는 것 같습니다.
커피 주문을 하고 매장 내부를 살짝 둘러 봅니다. 바리스타 대회 수상 트로피가 몇 개 놓여 있는 모습 보니 왠지 신뢰감이 더 올라가는 것 같네요. 그런데 사실 바리스타는 커피를 내리고 음료를 만드는 역할이 더 크기 때문에 로스팅까지 잘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이곳 사장님은 실력자인 것 같네요.
하지만 살짝 아쉬운 부분은 커피 음료와 원두 가격대가 조금 있는편 입니다.
그래도 맛있는 커피집에 왔으니 에스프레소 한잔과 함께 핸드드립, 시그니처 음료 한잔씩 주문해서 마셔 보았습니다. 소문난 곳답게 주문한 커피 모두 맛있게 먹었습니다.
- 햅삐(HAPBE Blend) - 케냐 2개 농장 커피 블랜딩 / 핸드드립
- 헤베커피 - 시그니쳐 커피 / 아이스 / 시나몬가루 / 두유가 거슬리지 않음
- 에스프레소
이렇게 또 한곳 맛있는 커피집을 찾았네요. 언젠가 커피맛집 지도를 하나 만들어 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침 집에서 평소에 주문해 먹는 제주 하소로 원두가 딱 떨어져서 새로 배송 오기전 200g 구입해서 내려 먹었네요. 사진에서 보는 것 같이 결점 없는 원두로 맛있게 내려 먹었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웃을 수 있는 하루 되세요 ~